통계 이야기
AI를 활용하여 서베이 및 고객 데이터 분석하기
구자룡 ㅣ 밸류바인 대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시장 및 고객 분석 방법이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서베이 데이터와 AI의 결합은 시장의 특성을 더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고객 데이터와 AI의 결합은 머신러닝과 모델링에 대한 이해가 낮은 실무자들도 군집화 분석을 통해 타깃 마케팅을 가능하게 한다. 이 글에서는 AI를 활용하여 서베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방법과 이를 통해 시장 특성을 파악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프로세스를 살펴본다. 그리고 고객 데이터로 군집화 분석을 통해 타깃팅 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기업이 빅데이터 시대에 경쟁 우위를 확보 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데이터 분석 방법론에 AI 기술을 접목하여 보다 스마트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빅데이터 시대에 시장 조사와 서베이를 하는 이유
디지털 혁신으로 인해 우리는 매일 2.5퀸틸리언 바이트(약 2,500조 테라바이트는 약 500경(京) 장의 사진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의 데이터가 생성되는 빅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다. 소셜 미디어 포스트, 온라인 구매 기록, IoT 기기의 센서 데이터, 클릭 로그 등 기업들은 이전에 없던 방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일부는 "전통적인 시장 조사와 서베이가 여전히 필요한가?" 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답은 단호하게 "그렇다" 이다.
빅데이터는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주지만, '왜' 일어났는지를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 데이터는 고객이 어떤 제품을 클릭하고 구매했는지 알려주지만, 왜 그 제품을 선택했는지, 구매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만족도는 어떤지 등의 맥락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이 맥락과 동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질문과 응답이 필요하다.
또한 서베이는 빅데이터의 사각지대를 보완한다. 디지털 행동 데이터는 온라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국한되어 있으며, 특정 인구 집단(예: 디지털 소외 계층)을 과소 대표할 수 있다. 반면 잘 설계된 시장 조사는 대표성을 확보하여 더 포괄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시장 조사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가설 검정이다. 기업은 고객이나 시장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검정하지 않으면 편향된 의사결정을 내릴 위험이 있다. 서베이는 이러한 가설을 객관적으로 검정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불확실성이 높은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데이터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맥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23%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한다고 한다. 서베이 데이터는 이러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고객 경험이 경쟁 우위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고객만족도(CSI, Customer Satisfaction Index), 고객노력지수(CES, Customer Effort Score), 고객순추천지수(NPS, Net Promoter Score) 등의 지표는 서베이를 통해 측정되며, 이는 고객 경험 관리의 기초가 된다.
결국 서베이는 '숫자 너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해주며, 이는 오늘날처럼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전략적 판단을 내리는 데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AI를 활용하여 시장 조사와 서베이 데이터 수집하기
과거에는 서베이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일이 전문적인 조사 기관의 몫이었다. 조사 설계자는 수많은 참고 문헌과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여 문항을 구성하고, 그 문항들을 실제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외부 패널을 모집해야 했다. 설문지 완성부터 데이터 수집까지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는 경우도 흔했다. 하지만 AI의 등장으로 이 모든 과정이 훨씬 빠르고 간편해졌다.
생성형 AI, 특히 챗GPT와 같은 도구를 활용하면 누구나 조사 목적에 맞춘 문항을 손쉽게 생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자사 커피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고 싶다"는 조사 목적을 입력하면, AI는 관련 배경 질문(연령, 직업 등)부터, 인식 측정 문항(브랜드 친숙도, 신뢰도, 재구매 의향 등)까지 자동으로 구성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응답 방식도 객관식, 리커트 척도, 서술형 중 적절한 형식을 제안하며, 설문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도와준다.
AI는 설문 플랫폼과도 손쉽게 연동된다. 구글 설문지(Google Forms), 네이버 폼, 카카오 폼과 같은 설문 툴에 AI가 생성한 문항을 바로 적용하거나, 붙여넣기를 할 수 있으며, API를 통해 설문 배포와 응답 수집을 자동화할 수도 있다. 특히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과 연동하면, 특정 조건(예: 최근 30일 내 구매 고객, VIP 고객 등)에 맞는 응답자만을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이는 응답률과 응답 신뢰도를 동시에 향상시킨다.

예를 들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신제품 개발을 목적으로 시장조사를 하고자 할 때 챗GPT의 프롬프트에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소비자 요구, 경쟁 상황,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여 신제품 출시 전략을 수립하고자 한다.”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주요 질문으로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주요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 요소는 무엇인가? 적정 가격대 혹은 가격감수성 테스트로 가격대는 어떠한가? 현재 시장 트렌드는 어떠한가?” 등을 요청할 수 있다. 그리고 조사 방법은 “구글설문지를 이용하여 온라인 조사”라고 구체적으로 작성한 다음 “이런 내용으로 설문 조사를 하려고 해. 구글설문지 폼에 맞게 설문지를 만들어줘”라고만 하면 어느 정도 활용 가능한 질문지를 구성해준다[그림1]. 이를 바탕으로 연구자 혹은 마케터는 구글 설문지에 가서 챗GPT가 제안한 내용을 참고하여 조사 목적에 부합하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질문을 작성하면 된다[그림2].
최근에는 인터랙티브 챗봇 방식의 서베이도 각광받고 있다. 이는 기존의 고정된 설문지 방식이 아닌, AI가 응답 자의 답변에 따라 후속 질문을 유동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응답자가 "제품 포장에 불만이 있다"고 답하면, AI는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를 추가로 질문하고, 이를 텍스트 응답으로 수집하여 자동 분류·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특히 UX 조사, 서비스 개선을 위한 VOC(Voice of Customer) 분석 등에 효과적이다.

AI를 활용하여 시장의 특성 분석하기
수집된 서베이 데이터는 그 자체로는 단순한 숫자와 텍스트의 모음에 불과하다. 이를 의미 있는 인사이트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분석을 위해 전문 통계 소프트웨어 (SPSS, SAS 등)와 통계 지식이 필수였지만, AI의 도움을 받으면 누구나 쉽게 데이터를 다룰 수 있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 그리고 데이터 분석 전문 AI인 줄리어스(Julius.ai)와 파워드릴(Powerdrill.ai) 등은 자연어로 분석 지시를 내리면 자동으로 통계 처리와 시각화까지 수행해 준다.

(데이터 파일을 파워드릴에 업로드 후 프롬프트에 “성별에 따른 고객만족도 차이에 대한 통계적 가설 검정을 수행해줘”라고 요청)

(남자 평균 만족도: 3.12, 여자 평균 만족도: 3.22로 여성의 평균 만족도가 남성보다 약간 높다. T-검정 결과 t-통계량: -0.956, p-값: 0.340으로 p-값이 0.05보다 크므로, 성별에 따른 고객 만족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
AI는 전통적인 통계 분석을 넘어 복잡한 패턴을 발견하고 다차원적인 시장 특성을 파악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고객 만족도 조사 데이터를 업로드한 후 "문항별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해줘"라고 지시하면, AI는 즉시 기술통계 분석을 수행하고 표 형태로 결과를 정리한다. 이후 " 성별에 따른 고객만족도의 평균값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해줘"라고 하면, 자동으로 t-검정 분석을 수행하고 유의확률(p-value)도 함께 제공한다[그림3][그림4]. 이는 분석가가 데이터 분석의 기초 원리를 이해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분석이 가능함을 의미 한다.
또한 다중 회귀분석을 통해 만족도나 재구매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도출할 수 있으며, 변수의 중요도(표준화 회귀계수)까지 시각적 으로 제시해준다. 이는 마케팅 전략 수립 시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가격 만족도보다는 직원 응대가 재 구매 의향에 더 큰 영향을 준다면, 내부 교육이나 서비스 매뉴얼 개선이 우선 전략이 될 수 있다.
AI를 활용하여 고객 군집화 분석으로 타깃팅하기
고객이 어떤 제품을 클릭하고 구매했는지 알려주는 고객의 행동데이터는 시장이 아니라 기업 내부에 있다. 서베이 데이터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디지털 고객 데이터가 필요하다. 대부분 고객 데이터는 빅데이터다. 고객 데이터로 고객을 군집화하면 보다 정밀한 타깃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AI는 이러한 군집화 작업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군집화란 유사한 특성을 지닌 응답자들을 그룹으로 묶는 분석 기법으로, 대표적으로 K-평균 군집화(K-means Clustering) 분석, 계층적 군집화(Hierarchical Clustering) 분석 등의 알고리즘이 사용된다.
군집별 특성 분석을 통해 마케팅 타깃을 명확히 설정할 수 있다. 분석 결과, 1군집은 '합리적 소비형', 2 군집은 '감성 충성형', 3군집은 '신규 체험형'이라면, 각각의 그룹에 맞는 메시지와 제품 패키징, 광고 채널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AI는 각 군집에 어떤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인지도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의 고객 데이터베이스에서 고객ID, 성별, 연령, 연소득, 소비점수 등의 필드 (변수)를 추출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는 고객들을 3~5개의 군집으로 분류한다. 각 군집의 특성(평균값, 표준편차 등)은 자동으로 프로파일링 되며, 시각화된 산점도나 클러스터 맵으로 분석 결과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림과 같이 쇼핑몰 고객 데이터로 K-평균 군집화 분석을 챗GPT로 수행 했을 때 5개의 군집으로 세분화할 수 있었다[그림5][그림6]

(쇼핑몰 고객 데이터를 챗GPT Data Analyst에 업로드 한 후 프롬프트에 “아래 순서대로 군집화 분석을 단계적으로 수행해줘”라고 요청)

(5개의 고객 세그먼트로 나누는 것이 적절하며, 각 고객 그룹이 소득 수준과 소비 성향에 따라 뚜렷하게 분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음)
군집화 분석 결과를 정리하면, ‘클러스터 0’은 중간 소득의 중장년층으로 이 군집에는 일반형 캠페인, 신규 고객 대상 유지 전략 등으로 전략 제안을 할 수 있다. ‘클러스터 1’은 고소득 & 고소비의 젊은 층으로 이 군집에는 VIP 혜택, 프리미엄 서비스 등으로 전략 제안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간 소득의 중장년층(클러스터 0)을 대상으로 일반형 캠페인을 기획한다면, "조금 더 나은 하루를 위한 제안”이란 이름으로 월별 정기 프로모션(브랜드별 콜라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공 혜택은 생활 밀착형 상품 최대 20% 할인 + 포인트 적립 2배, 채널은 문자, 이메일, 오프라인 지점 POP 등, 특징은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품목 중심(건강, 리빙, 식품)으로 "고객 맞춤 추천 상품" 리스트를 제공하 고, 구매 금액에 따라 고급 기프트(예: 건강식품 샘플, 머그잔 세트 등)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캠페인의 기대 효과는 구매 빈도 증가와 브랜드 신뢰도 강화 등이 될 것이다.
군집화는 단순히 고객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신제품 타깃팅, 캠페인 반응 예측, 가격 민감도 분석 등에서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AI는 이러한 분석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며 지속적으로 세그먼트를 고도화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과 연동하면 각 군집에 맞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제공 하는 ‘맞춤형 마케팅'도 가능해진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위한 AI 데이터 분석하기
서베이 데이터와 고객 데이터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의사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단순히 보고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전략 수립, 실행 계획, 자원 배분, 성과 평가에까지 연결되어야 그 가치를 발휘한다. AI는 바로 이 의사결정 과정을 보다 정밀하고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신제품 출시 전 콘셉트 테스트에서 얻은 데이터를 AI가 분석한 결과, A형 콘셉트는 20대 여성 고객에게, B형 콘셉트는 30대 직장인 남성에게 호응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면, 타깃군을 구분하여 두 가지 버전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A/B 테스트의 결과를 기반으로 광고 소재나 메시지를 조정하고, 캠페인 후 응답 결과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광고 집행 전략을 최적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는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확장하는 도구라는 점이다. AI는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제공하지만, 그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여전히 인간의 몫 이다. 따라서 분석가는 AI와의 협업을 통해 더 넓고 깊은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더욱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해법을 도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AI와 데이터 분석의 결합은 기업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시장의 흐름을 더 정확히 파악하며, 전략적 의사결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데이터는 많아졌지만, 통찰은 여전히 부족한 시대다. AI는 그 간극을 메워줄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그러나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 구자룡(2025). 『챗GPT로 시작하는 데이터 리터러시』. 마들렌북.
- 구자룡(2024). 『AI 데이터 분석』. 커뮤니케이션북스.
- 구자룡(2024). 『데이터 마인드 기르는 습관』. 좋은습관연구소.
- 이명식·구자룡·양석준(2017). 『마케팅 리서치(개정판)』. 형설출판사.
- McKinsey & Company(2014). Using customer analytics to boost corporate performance.
- McKinsey’s DataMatics 2013 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