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OCUS
- 이건행
- 한강홍수통제소 수자원정보센터 기상연구사
인공지능 기반
홍수예보 현황 소개
기후변화로 인해 서울시 도림천, 포항시 냉천과 같은 중소하천에서 극한 홍수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기상이변에 따라 갈수록 어려워지는 홍수 예측으로 인해 재해에 대한 사전 대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2023년 10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해 온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홍수예보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홍수특보 지점을 기존 75개소에서 223개 소로 크게 늘린다고 밝혔다. 특히 규모가 작은 지방 하천의 홍수특보 지점을 기존 12개소에서 130개소로 대폭 늘려 중소하천의 홍수 피해에 대응하고 있다. 홍수통제소는 환경부의 소속기관으로 전국에 4개의 홍수통제소(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가 있다. 수자원정보센터는 4대강 홍수통제소의 공통 업무 를 수행하는 부서로서 인공지능 홍수예보 체계 구축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 글에서는 수자원정보센터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홍수예측 기술과 이를 이용하여 환경부 및 홍수통제소에서 운영 중인 인공지능 홍수예보시스템, 그리고 올해부터 달라진 홍수예보 체계들을 소개하였다.

홍수예보와 홍수특보
기상청에서 발령하는 호우주의보, 호우경보와 같은 호우특보는 뉴스나 날씨정보에서 자주 접하는데 이에 비해 홍수특보는 낯설 수 있다. 홍수통제소에서 발령하는 홍수특보는 홍수예보의 한 종류로 지금까지 내린 비와 앞으로 내릴 비의 양을 이용하여 앞으로 하천의 수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측하여, 각 지점마다 설정한 기준 수위에 도달할 것이 예상되면 유관기관과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참고로 홍수예보에는 홍수특보와 홍수정보가 있으며 좁은 의미로서 홍수정보는 하천에서 관측된 수위를 유관기관의 담당자에게 문자서비스 등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홍수특보는 홍수주의보와 홍수경보로 나뉘는데, 하천이 견딜 수 있는 유량(계획홍수량)의 50%를 초과 할 것이 예상되면 홍수주의보, 70%를 초과할 것이 예상되면 홍수경보를 발령한다. 즉 홍수특보를 발령할 때에는 하천의 수위가 기준 수위를 초과할 것인지 아닌지를 예상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과학적으로 표현하면 예측이 된다. 인공지능 기반의 홍수예보는 이러한 하천 수위 예측 과정에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홍수예측 기술의 도입
기존에는 방대한 자료를 사람이 물리 모형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분석을 실시하고 홍수특보 발령여부를 판단하였다. 물리 모형이란 유역과 하천의 물리적인 특성들을 이용하여 하천의 유량을 수학식으로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하천의 수위를 감시 하다가 위험한 하천이 포착되면, 물리 모형을 실행하여 앞으로 기준 수위를 초과할 것인지 아닌지를 예측하고, 초과할 것으로 판단되면 발령문을 작성 하여 특보를 발령하는데, 이 과정까지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반면 강우량과 댐 방류량, 하천 수위 등의 통계적 상관관계를 10년 치 이상 학습한 인공지능(AI) 홍수예측 모형은 10분마다 자동으로 하천 수위를 계산한다. 자료가 수집된 이후, 컴퓨터를 통해 인공지능 모형이 하천의 수위 예측 결과를 내놓는데까지 몇 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와 같이 인공지능 모형에 의해 예측에 필요한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됨에 따라 과거보다 많은 홍수특보 지점을 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물리 모형은 그림 2의 (가)와 같이 하천의 유량에 관여하는 몇몇 요소를 이용하여 하천의 유량을 계산하고 계산된 유량은 하천에서 측정한 유량과 수위와의

관계식을 통해 수위로 변환된다. 반면 인공지능 모형은 그림 2의 (나)와 같이 하천 수위에 영향을 주는 보다 많은 요소를 학습에 이용하고 하천 수위를 직접 예측한다. 인공지능 모형의 학습에는 환경부의 강우량과 수위 자료가 주로 사용되었다. 여기에 한국수자원공사의 댐과 보, 한국수력원자력의 댐, 한국농어촌공사의 저수지 등의 방류량 자료가 추가로 사용되었다. 하구에 위치하고 있어 조위의 영향을 받는 특보지점은 조위 관측소 자료를 포함하여 학습 데이터셋을 구축하였다(그림 3). 학습에 사용된 자료 중, 하천의 수위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강우량 자료는 다른 형태로 가공함으로써 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고, 이에 따라 예측 성능도 향상시킬 수 있다. 일례로, 강우량을 3시간 혹은 6시간 누적 강우량 자료로 변환하여 활용함으로써 땅에 내린 비가 하천으로 흘러들어갈 때 까지의 시간과 흘러들어간 물이 하천을 따라 아래로 흐르는 시간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특정 지점에서 관측된 강우량은 유역의 면적평균강우량으로 바꾸어 학습자료에 추가함으로써 인공지능이 유역의 개념을 학습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학습 데이터셋을 구성하고 모형을 모두 구축한 이후, 특보지점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 각 홍수통제소 홍수예보관의 의견을 통해 학습 데이터셋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홍수예보관의 의견에 따라 일부 지점은 불필요한 학습자료를 제거하여 학습효과를 높였으며, 일부 지점은 새로운 자료를 학습 데이터셋에 추가하여 예측 성능을 향상시켰다. 학습에 사용한 인공지능 기술은 머신러닝 (Machine Learning)의 지도학습과 딥러닝(Deep Learning)의 LSTM(Long Short-Term Memory) 이다. LSTM은 RNN(Recurrent Neural Network) 의 장기의존성, 즉시계열 자료가 증가함에 따라 점차 과거 정보를 활용하기 어려워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모델이다. 학습이 완료된 인공지능 홍수예측 모형은 향후 6시간까지의 예측결과를 제시한다(그림 3).

인공지능 홍수예측 모형은 하천 수위 상승 가능성을 1차적으로 판단하여 홍수예보관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홍수예보시스템에 알람으로 알려 준다(그림 4). 이를 감지한 유역별 홍수통제소의 홍수예보관은 물리 모형을 활용하여 인공지능이 예측한 결과의 적정성을 확인한다.

즉, 그림 5와 같이 인공지능 홍수예측 모형은 기존의 물리 모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홍수특보 지점의 수위를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예측하기 위한수단으로써 추가로 도입되었다고 할 수 있다. 홍수 예보관은 하나의 예측 모형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두 모형의 결과를 비교하여 예측 결과가 유효한 지의 여부를 판단하고 홍수특보 발령 여부를 결정 하는 것이다.

홍수예보 체계의 전환
금년부터의 홍수예보는 지금까지 설명한 홍수예측 방법의 추가 외에 많은 개선 사항이 있었다. 먼저, 홍수특보의 전달 방법을 다양화하여 전달체계를 강화하였다. 기본적으로 일반 국민과 관계 기관에는 문자서비스를 통해 홍수특보를 전달하고, 재난안전 통신망을 이용하여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과 실 시간 소통을 가능하도록 하였다. 특히, 지자체 부단 체장에게 홍수특보 발령 사항을 음성메시지로 통보 하고 수신을 확인받는 체계를 도입하였다. 부단체장 지휘 아래 실질적인 조치가 빠르게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민들이 어디서든 쉽고 정확하게 홍수 위험을 확인할 수 있도록 대국민 알림 문자를 개선하였다. 작년까지는 홍수특보가 발령될 경우 대국민 알림 문자를 글자로만 제공하였으나, 올해부터는 문자에 웹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 주소가 추가되었다. 그림6과 같이 문자를 받은 국민들이 링크 주소를 누르면 안내페이지가 나타나며, 여기서 ‘내가 침수우려지역 안에 있는지 확인하기’를 누르면, 스마트폰 위치정 보(GPS)를 이용하여 그림과 같이 내 위치를 중심으로 홍수주의보 발령 지점의 위치와 침수우려지역을 같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체 침수우려지역 확인하기’를 누르면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대상 지역 전체의 침수우려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그동안의 홍수 위험 정보는 주로 문자 로 전달되다 보니, 운전자의 경우 운전 중에 재난방송을 듣지 않은 이상 이를 쉽게 확인하는 방법이 없었다. 이에 환경부는 운전자에게 홍수경보 등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통부 및 국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6개 내비게이션 업계(카카오내비, 티맵, 네이버지도, 현대차, 아틀란, 아이나비)와 협업하여 올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이제 운전자들은 운전 중에도 홍수경보 발령 시, 해당 지점 인근에 진입하면 내비게이션 화면과 음성 안내를 통해 직접 위험 상황을 인지하고 진입 전 속도를 줄이는 등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홍수를 예측하여 내비게이션까지 연동하는 이 서비스는 행정안전부 정부혁신 왕중왕전 ‘미래를 대비하는 정부’ 분야 14개 우수사례 중 1개 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 외에 홍수정보시스템(https://n.flood.go.kr)을 운영하여 전국의 하천 상황과 홍수특보 상황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홍수위험지도정보시스템(https://www.floodmap.go.kr)을 클라우드에서 운영함으로써 안정적인 홍수위험지역 정보를 제공하도록 도모하였다.

인공지능 홍수예보 체계의 미래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기간(5월 15일~10월 15일) 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금년 홍수특보 발령 횟수는 과거 10년 평균 34회에서 금년 170회로 약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처음 지정된 중소하천의 홍수특보 지점에서 더욱 많은 특보가 발령되었다. 하천이 작으면 강우의 변화에 하천의 수위가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예측의 정확도와 선행시간을 확보하는데에 어려움이 있다. 이는 물리 모형과 인공지능 모형 모두 마찬가지이다. 인공지능 홍수예측 모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습 데이터셋 재구성 및 재학습하고 새로운 이벤트가 발생하면 새로이 학습시키는 등 홍수특보 지점의 특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홍수예보관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인공지능 홍수예측 모형은 한 개의 홍수특보 지점에서의 학습자료의 조합을 통해 매우 다양해 질 수 있으므로 모형의 관리, 학습, 배포 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MLOps(Machine Learning Operations)를 도입을 추진 중에 있다. 인공지능 홍수예측 모형의 활용된 학습자료들은 지금도 계속 관측,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예측 정확도는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며, 이에 따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신속하고 정확한 홍수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