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우 | 한국데이터연구소 대표
FOCUS
굴뚝 없는 황금산업,
MICE산업
MICE산업 정의
MICE는 Meeting(회의/기업회의), Incentive Travel/Trip(포상관광), Conference/Convention(국제회의/컨벤션), Exhibition&Event(전시, 이벤트)의 영문 앞글자를 합친 용어이다. 초기의 MICE 용어와 개념은 주로 대규모 국제회의와 전시회 등을 통칭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포상관광, 이벤트 등을 포함하여 개별 분야를 통합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김철원·허준, 2011). MICE라는 용어는 1990년대 중반 싱가포르에서 유래되었다. 이 용어는 정보 교류 및 토론을 목적으로 국제기구와 협회 등이 개최하는 회의 및 비즈니스 이벤트 행사를 의미하며, 국가나 단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세계연합(United Nations)의 관광전문기구인 UN Tourism에서는 MICE 용어를 산업별로 구분하여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국가 및 기관에 따라 상이하게 사용되고 있다(황희곤, 2010). ‘MICE산업’ 용어는 한국 외 싱가포르, 일본 및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사용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지는 않다. 그 이유는 UN Tourism(세계관광기구)에서 ‘MICE산업’보다는 ‘회의산업(Meetings Industry)’ 또는 ‘국제회의산업(International Meetings Industry)’ 으로 분류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표 1] 참조).
기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에서는 ‘MICE산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산업의 분류를 Meeting(회의/기업회의), Incentive Travel/Trip(포상관광), Conference(국제회의), Exhibition(전시)으로 규정하였다. 산업마다 소관부처가 다른데 문화체육관광부는 Meeting(회의/기업회의), Incentive Travel/Trip(포상관광), Conference(국제회의), 산업통상자원부는 Exhibition(전시)을 소관하고 있다. 최근 국제회의와 전시회가 동시에 열리는 등 융복합 국제회의 개최가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각 부처 간 협업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 국제회의산업을 중심으로 MICE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관련 법령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이후 엔데믹을 맞이하여 국제회의의 소규모화 경향을 반영하여 국제회의 기준을 개선(국제회의산업법 시행령 일부개정/’22.12.27.)하였고, 관광산업 중 국제회의업에 기업회의를 포함(관광진흥법 및 국제회의산업법 일부개정/’22.9.27.)하였다. 개정된 국제회의의 정의는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정의)에 근거하고, ‘국제회의’란 상당수의 외국인이 참가하는 회의(세미나ㆍ토론회ㆍ전시회ㆍ기업회의 등을 포함한다)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종류와 규모에 해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국제회의의 종류ㆍ규모)에 따라 국제회의의 정책적 범주는 다음 [표 2] 중 하나에 해당하는 회의를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활용하는 법정 용어인 ‘국제회의’라는 용어는 해외 참가자 유치에 집중하여 외화 획득에 주력하고, 단기간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관광 산업 육성의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용어이다.


MICE산업 중요성
1) 고부가가치성 및 지역 경제 파급성
MICE산업은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여 호텔, 쇼핑 등 연관 산업의 경제 파급효과를 높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일각에서는 ‘굴뚝 없는 관광산업’으로 불린다. MICE 산업은 우리나라 관광산업 중 9.2%(3조 5,528억 원) 비중을 차지하는 등(문화체육관광부 2020), 높은 경제 파급효과 때문에 국가 전략산업으로 정부 정책차원에서 육성·진흥·촉진하고 있다.
국제회의산업은 MICE 산업의 각 분야 중 핵심적 산업이다. MICE 산업의 직접국내총생산(MDGDP) 3조 5,528억 원 중 국제회의산업이 68.5%(2조 4,335억 원)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나아가 이외 생산유발효과 약 5조 9,268억 원, 소득유발효과 약 1조 3,678억 원, 수입유발효과 약 4,898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약 2조 7,012억 원, 간접세유발효과 약 314억 원, 취업유발효과 53,007명, 고용유발효과 34,355명 등 타 분야 대비 경제적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한국관광공사, 2020).
한편,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외국인 참가자의 경우 일반 방한 외국인 관광객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소비지출 규모가 크게 나타났다. 2019 MICE 참가자 조사(한국관광공사, 2020)에 따르면 Meeting과 Convention 부문의 외국인 참가자 1인 평균 소비 지출 금액은 약 2,797,084원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9년 외래관광객조사(문화체육관광부, 2020) 기준 외래관광객 1인 평균 소비 지출 금액(약 1,445,799원) 대비 약 1.9배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MICE 행사 참가를 위해 방한한 외국인 참가자의 지출 비용이 일반 외국인 관광객 대비 높기 때문에 관광산업 중 MICE 산업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성이 높음을 알 수 있다.

2) 타 산업과의 연계 다양성 및 융복합성
UN Tourism(2008)은 국제회의산업의 구조를 크게 회의 공급 중심의 핵심산업(Core Industry)과 회의 수요 중심인 확장산업(Extended Industry)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각 핵심산업과 확장산업 내 개별 산업은 매우 다양하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국제회의산업이 발달한 국가나 도시 지역에서는 PCO(Professional Conference Organizer) 및 PEO(Professional Exhibition Organizer)와 같은 회의/전시 전문 기획업체, 회의 전문 시설업 등 핵심 산업뿐만 아니라, 관광산업에 포함된 교통, 숙박, 엔터테인먼트, 레저, 쇼핑 및 식음료 등의 분야가 집약적으로 발전한다.
또한, 통신, IT 및 인쇄출판 광고 등 다양한 확장 산업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융복합 산업의 특성을 지니게 된다. 국제회의산업은 교류와 혁신을 추구하는 산업과 함께 성장하고 상생하는 것을 통해 고부가가치와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선 ‘전문성’과 ‘협치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국제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전, 중, 후 과정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기획, 준비, 운영 및 관리하려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의 유치와 개발, 집적이 필수적이다. 또한, 국제회의산업의 내부 및 외부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은 지속 가능하고 선순환적인 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산업 동반 성장 및 혁신성
국제회의산업은 경제, 사회, 정치, 문화, 기술 및 인프라 등의 다양한 외부 환경에 의해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 산업은 국제회의 개최 주제와 관련된 최신 지식과 정보를 집적하고, 새로운 지식의 생산과 유통을 촉진하며 융합하는 지식 기반형 산업이다. 각 관련 산업이 개별적이고 독립된 산업이기 때문에 산업 자체로는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상호 의존성이 강하기 때문에 관련 연관 산업과의 통합을 통해 육성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쉽게 창출할 수 있는 종합 서비스 산업이다.
국제회의산업은 교류와 만남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국제회의 주제와 관련된 최신 정보와 지식을 집적한다. 새로운 지식의 생산 및 혁신을 촉진하고, 혁신적인 지식을 상품화하여 거래하고 유통하는 것을 돕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혁신성과 교류성이라는 특성을 지니게 된다.
국제회의 산업은 혁신적인 지식 교류와 기술 발전에 따라 회의 개최와 관련된 기획 및 관리 기술의 혁신과 도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통칭하여 마이스 기술(MICE Technology)이라 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직접 대면 만남이 어려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온라인 회의를 통한 만남과 교류는 계속되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회의 관련 MICE 기술의 혁신과 발전이 촉진되었다.
MICE 산업 관련 통계
현재 중앙정부에서는 국제회의 관련 법률인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국제회의 관련 정책을 MICE 범위로 확대하고, MICE 유형에 따라서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에 발맞춰 정책 및 마케팅 전략 수립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한국관광공사와 지역관광공사에서는 MICE 산업과 관련된 통계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관련 통계로 공급자 측면에서 「MICE 산업통계 조사연구」, 수요자 측면에서 「MICE 참가자 조사」를 매년 수행하고 있다. 「MICE 산업통계 조사연구」는 첫째,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미팅(M), 인센티브 투어(I), 컨벤션(C)에 대한 행사 규모(개최 건수, 전체/외국인 참가자 수)를 파악하는 규모 조사와 둘째, 관련 산업을 영위하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매출액과 근로자 수 등을 파악하는 사업체 조사로 구분된다. 모든 정책과 사업에 목표와 방향성이 있듯 동 조사는 국가승인통계 및 특수산업분류체계 지정 절차를 밟고 있는 등 장기적 로드맵을 세우고 통계 고도화를 하고 있다. 또한, 중앙 및 지방정부의 정책/사업 계획 혹은 민간기업의 유치/마케팅 전략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MICE 참가자 조사」는 국내 미팅(M), 인센티브 투어(I), 컨벤션(C), 전시(E) 행사에 참가한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참가실태를 파악하는 조사이다. 참가자들이 왜 행사에 참가했는지? 출발지는 어디인지? 행사에서 무엇을 경험하였는지? 행사에 지출한 비용은 얼마인지? 등 전반적 참가실태에 대한 분석을 통해 행사 고도화 혹은 참가자 증대방안 마련을 위한 마케팅 전략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MICE 산업통계 조사연구」의 공급자 비용과 「MICE 참가자 조사」의 소비자 지출비용을 토대로 MICE 산업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매년 산출하고 있고, 이에 따른 MICE 산업 육성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서는 매년 「국제회의 개최실적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동 조사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국제회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국제기구인 국제협회연합(UIA : Union of International Associations)과 국제컨벤션협회(ICCA : International Congress and Convention Association)에 제출하는 조사이다.
UIA와 ICCA에서는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 제출받은 국제회의 데이터를 토대로 국가별 그리고 도시별 국제회의 개최지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순위 결과는 국제회의 개최지로서의 인지도 및 이미지를 제고 하고 나아가 행사 유치마케팅 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의 지난 10년간의 순위를 살펴보면, UIA 기준1) 으로는 2016-2017년 세계 1위를 달성하고 이후 세계 5위권 이내에 위치 하고 있으며, ICCA 기준2)으로는 세계 15위권 이내에 위치하는 등 한국은 세계적인 국제회의 개최지이다([그림 1] 참조).
한국관광공사 외에 지역관광공사(서울관광재단, 인천관광공사, 부산관광공사, 광주광역시 관광공사 등)에서도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MICE 산업과 관련된 통계를 생산하고 있다. 각 기관마다 수행하고 있는 통계는 유사한데, 전반적으로 관내 개최 MICE 행사 전수조사, 관내 MICE 산업 영위 사업체 정량 및 정성조사, 관내 MICE 행사 참가자 조사, 경제적 파급효과 등으로 구분된다. 각각의 조사들을 격년 주기로 옴니버스 방식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각 지역관광공사가 별도의 통계를 생산하는 주된 이유는 국가 단위에서 진행하는 MICE 통계는 표본수가 적어 지역 단위로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각 지역의 특성에 부합되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함이다.


[그림 1] 한국의 UIA 및 ICCA 순위 추이(2013~2022)
MICE 산업에 있어 통계는 연구개발(R&D) 투자이다. MICE 산업 육성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시컨벤션센터, 특급호텔 등 전문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처럼 산업 통계에서도 없어선 안 될 필수 정보 인프라로 봐야 한다. 그러나 MICE 산업에서 통계는 필요할 때만 하면 되는 일회성 과제, 예산 사정에 따라 늘리고 줄일 수 있는 후순위 사업으로 보는 인식과 관행이 있다. 통계는 시간,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더 유의미한 결과와 시사점 도출이 가능해진다. 당장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과거와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미래의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한 도구로써 긴 호흡을 갖고 연속성과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MICE 산업의 통계를 바라보는 시각과 관행 개선이 절실히 요구된다.
- 1) 국제기구에서 개최되는 회의
- 2) 3개국 이상을 정기적으로 순회하는 참가자 50명 이상의 학/협회 주관 회의
- • 김성태·윤은주·정광민·김미성(2024), 비즈니스이벤트. 백산출판사.
- • 김성태·윤은주·정광민·김미성(2024), 비즈니스이벤트. 백산출판사.
- • 김철원·허준(2011), 한국 컨벤션 산업의 역사적 고찰. 「관광학연구」 35(10). 517-533.
- • 문화체육관광부(2020), 2019 외래관광객 조사. •문화체육관광부(2020). MICE산업 경제규모 추정 및 성장 지표 개발 연구.
- • 문화체육관광부(2023),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국제회의산업 진흥 방안 연구.
- • 정광민(2020), 국제회의산업 정책추진 실태와 과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국관광공사(2020), 2019 MICE 참가자 조사.
- • 한국관광공사(2020). 2019 MICE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황희곤(2010), MICE산업 기본법 제정 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 • UN Tourism(2006), Measuring the Economic Importance of the Meetings Ind.
- • UN Tourism(2006), Measuring the Economic Importance of the Meetings Industry.
- • UN Tourism(2008), Global Meeting Initia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