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유강 | 통계청 국제협력담당관실 사무관

FOCUS

글로벌 통계활동의 핵심 기구
「유엔통계위원회」

통계 분야 최대 종합 국제회의체, 유엔통계위원회

유엔통계위원회(United National Statistical Committee, UNSC)는 매년 전 세계 150여개 국가와 60여개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관의 통계기관장들이 참석하여 글로벌 통계 발전을 위해 각종 통계 기준 설정, 신규 통계 개발, 지침서 발간, 통계자료의 보급과 국가 통계인들의 역량강화를 논의하는 통계 분야 최대의 종합 국제회의체이자 최고위급 의사결정기구다. 유엔통계위원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 Economic and Social Council, ECOSOC) 산하 기능별 위원회(Functional Committee) 중 하나로 1947년 설립되었으며, 유엔 경제사회국(UN Economic and Social Affairs, UNDESA) 내 유엔통계처(UN Statistics Division)가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엔통계위원회 회의는 매년 3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며, 경제・사회・환경 분야 의제 약 20~30여 개를 매년 논의하고 주요 의사결정을 추진한다.

유엔통계위원회는 유엔의 다른 위원회들과 마찬가지로 위원국(member countries)과 옵서버국(observer countries)로 구성되어 있는데, 위원국은 주요 의제에 대한 사전 검토를 포함한 위원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의장단(Bureau)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 유엔통계위원회의 위원국은 현재 총 24개 국가이며, 지리적 분포를 고려하여, 아시아태평양지역 4개국, 아프리카 5개국, 동유럽 4개국, 중남미 4개국, 서유럽 및 기타지역 7개국 등으로 배분되어 있다. 위원국의 임기는 총 4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위원국은 ECOSOC 관리회기에서 매년 임기가 종료된 공석을 대상으로 선출한다. 금년 4월 5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ECOSOC 관리회기에서 우리나라는 2024-2027년 임기 위원국으로 재선출됨에 따라 2016년에 위원국 진입 후 3회 연속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하였다.

유엔통계위원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의장단은 총 5명으로 구성(의장 1명, 부의장 3명, 보고관 1명)되어 있다. 이들 의장단은 회기마다 선출되는데, 보통 임기는 최장 2년이다. 2023년 제54차 유엔통계위원회 회기 기준 의장단은 현재 헝가리(의장), 한국, 스위스, 튀니지(이상 부의장), 멕시코(보고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장단은 회기별로 회의를 주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회기 간(inter-sessional)에는 약 2개월에 한 번씩 의장단 회의를 개최하여 차기 회기 의제 및 현안 이슈 등을 논의한다.

통계청은 유엔통계위원회 활동에 적극 참여 ··· 한훈 통계청장 부의장으로 선출

통계청은 한국의 중앙통계기관으로서 매년 통계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구성하여 유엔통계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매 회기 중 논의되는 다양한 통계 의제에 대해 우리나라의 입장을 적극 피력하고, 통계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회의 기간 중 각국 통계청장 및 국제기구 통계기관장과 양자 회담을 개최하여 국제적 통계사업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우리나라의 통계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의 발판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위원국 자격으로 통계위원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2016~2017년에는 부의장국으로, 2022년에는 보고관 자격으로 의장단 역할도 수행한 바 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제54차 유엔통계위원회는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3년 만에 대면회의로 개최되었는데, 통계청도 한훈 통계청장을 대표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파견하여 다양한 의제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한국의 선진 통계 경험을 공유하였다. 특히, 금년에는 한훈 통계청장이 의장단의 부의장으로 선출됨에 따라 최장 2년간 유엔통계위원회 활동을 추진해 나아가는 리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통계청은 유엔통계위원회 참석 외에도 유엔과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0년부터 유엔통계처와 공동으로 ‘공식통계 국제세미나’를 개최해오고 있다. 동 세미나는 매년 주요 글로벌 통계이슈를 논의하는 회의로 각국 통계청이 직면한 기술변화와 혁신에 따른 대응 방안을 폭넓게 다뤄왔다. 그간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및 고령화, 저출산 등 사회문제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데이터 혁명시대를 맞이하여 통계청의 역할 확대에 따른 ‘데이터 스튜어드십’, ‘데이터 공유 보안’, ‘데이터 과학 및 인공지능’ 등을 주제로 아태지역 및 전 세계 통계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

유엔통계위원회, 글로벌 도전과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의사결정기구로 변모

지난 2022년 유엔 사무총장은 ‘Our Common Agenda’라는 이니셔티브를 통해 팬더믹과 급격한 기술발전에 따른 데이터 혁신의 시대를 맞이하여, 유엔 내 통계 및 데이터의 활동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유엔통계위원회를 글로벌 통계활동의 핵심 기구(primary body)로 지정하고, 유엔통계처를 유엔 시스템 내 모든 통계 및 데이터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기구로 격상시켰다.

이에 따라, 과거 국가통계 생산과 배포에 한정되어 있던 유엔통계위원회의 역할이 확장되었고, 위원회는 새로운 글로벌 도전과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의사결정기구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통계와 데이터에 젠더적 시각(gendered perspectives)을 주류화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경제 사회 환경 통계를 통합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측정하기 위한 ‘Beyond GDP’ 이슈 등을 공론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이와 더불어 유엔통계위원회는 유엔 시스템 내 위원회의 위상 강화를 위해 현 24개국에 한정된 위원국 수를 47개국으로 확대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이, 유엔통계위원회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위원국으로서, 그리고 의장단의 부의장 역할을 수행 중인 통계청의 역할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