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빅데이터를 활용한 농업,
첨단 산업으로 탈바꿈하다

서동주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팀장

농업 분야에서 빅데이터 활용의 가능성을 본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발표된 4차 산업 혁명의 논의 이후, 우리의 관심사는 정보화 세계로의 변화로 향했으며, 이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3차 산업혁명이 기계화와 자동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을 대변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을 필두로 대중들의 정보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대변한다. 정보의 발달은 데이터의 증가를 동시에 초래하였으며, 축적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정보의 홍수라는 이름 아래 부정적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처리와 분석에 따라 그 쓰임새가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른바, 빅데이터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초기의 빅데이터는 너무 방대하여 관리하기 어려운 데이터 집합 자체를 의미했으나, 현재에는 처리· 분석에 의해 가치 있는 정보로 창출될 수 있는 데이터의 의미를 포괄한다.1)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은 광범위한 데이터의 활용으로 과거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고, 효율적인 정보의 활용으로 정교한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빅데이터는 우리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농업 분야에서도 그 활용성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전통적인 농업이 농작물의 생산을 위해 경험적 예측과 직관에 기반한 판단에 의존했다면, 현대의 농업은 데이터에 기반한 정교한 예측 분석을 통해 효율적인 생산관리를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농업 연구기관들은 농업의 발전을 위한 혁신 기술 개발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빅데이터 또한 그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위성데이터, 드론, 각종 센서를 통한 빅데이터 수집

농업에서의 빅데이터는 지리정보, 환경정보, 토양정보, 생산정보, 경영정보 등 농산물의 경작 및 축산 경영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필요한 데이터와 시장정보, 정책지원 정보 등 농산업에 관련된 데이터를 포함한다. 다시 말해, 분석에 활용될 수 있는 농업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들이 주 대상이라 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은 농업 데이터의 상호 연계를 통해 새로운 정보와 가치 창출 기회를 제공한다. 클라우드의 발전으로 데이터에 대한 접근과 공유가 편리해지면서, 농가나 관련 기관들은 농업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2)

기존의 농업 통계는 조사원들의 재배지 방문을 통한 실측조사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해왔다. 수집된 조사자료는 농산물의 품목, 재배면적, 생산량을 파악하는 데 기여했으며, 구축된 농업 통계는 관련 연구자나 기관들에 의해 농산물 수급 예측, 가격 예측 등 다양한 분석에 활용되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자료수집 방식은 자료 구축 속도에서 한계를 나타낼 수밖에 없었고, 재배에 필요한 정밀 농업 데이터는 조사원이 파악하기 어려워 기초자료로 구축되지 못하였다.

빅데이터의 발전은 위성 데이터, 드론 촬영 데이터, 센서 데이터 등 기초자료를 보완할 수 있는 많은 정보의 제공 기회를 가져왔다. 또한, 실시간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시의적절한 분석과 고도화된 분석 결과 도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다양한 정보에 대한 추출·분석은 농업 종사자에게 현장 통찰력을 제공하였으며, 이는 농가 운영의 개선뿐만 아니라, 물, 전기 등 자원의 소비 절감에도 기여하였다.

농업 빅데이터의 주요 사례

사례1. 콤바인·트랙터·착유기에서 얻은 생육 데이터를 활용한 농가 경영
농업 분야에서는 정보기술의 발전과 함께 스마트 농업기계에 대한 연구개발이 확산되고 있으며, 스마트 농업기계의 상용화를 통해 빅데이터의 활용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상용화되고 있는 스마트 농업기계는 콤바인이다. 수확기가 되면, 많은 농가에서는 농작물을 베고 탈곡하는 작업을 위해 콤바인을 사용한다. 미국의 농기계 제조회사인 존 디어(John Deere)에서는 스마트 기술을 도입한 콤바인을 개발하여,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3)

1) 김동완. (2013). 빅데이터의 분야별 활용사례. 경영논총, 34, 39-52.
2) 여현. (2019). 해외 농업 빅데이터 활용 현황. 세계농업, 226, 37-57.
3) 최영찬, & 장익훈. (2019). 4 차 산업혁명시대의 스마트팜. 한국통신학회지 (정보와통신), 36(3), 9-16

콤바인을 활용한 빅데이터

GPS와 센서 기능을 탑재한 콤바인은 토양의 상태를 확인하고, 농작물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구축한다. 토양정보는 빅데이터 분석에 의해, 위치별로 필요한 비료와 농약의 투입량을 결정하는 데에 활용되며, 농가는 비료와 농약의 투입이 필요한 장소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농가는 비료와 농약을 적시에 투입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생산관리를 진행할 수 있으며, 적정 투입량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비료와 농약의 불필요한 투입을 방지하게 되어,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 농업기계의 또 다른 예는 트랙터를 들 수 있다. 블루리버 테크놀로지(Blueriver Technology)는 잡초 제거 로봇이 탑재된 트랙터를 개발하였으며, 잡초 제거의 기계화는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큰 기여를 가져왔다.4) 블루리버 테크놀로지는 농작물과 잡초를 구별하기 위해 빅데이터 정보와 머신러닝 분석을 기반으로 ‘See & Spray’라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센서와 카메라가 장착된 트랙터는 실시간으로 농지를 촬영하고, 탑재된 기술을 통해 잡초를 구별하고 제거한다.

잡초 제거 로봇은 잡초 구별 정보뿐만 아니라 농작물의 생육과 관련된 정보를 추가로 수집하고 데이터를 구축하게 되는데, 구축된 데이터는 농가들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적의 재배 방법을 도출하는 데 활용되며, 작물의 질병 유무에 대한 정보,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관수, 토질 관리 방안 등을 제공한다.

트렉터를 활용한 정보수집

축산농가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빅데이터 활용 사례는 착유기를 통한 빅데이터 관리시스템을 들 수 있다.5) 젖소가 착유실 내로 들어 오게 되면 로봇 착유기가 센서를 통해 개체를 확인하고, 3D 카메라와 엉덩이 좌표를 이용해 젖소의 유두 위치를 인식하여 착유컵을 젖소의 유두에 부착한 후, 우유를 짜게 된다.

로봇 착유기는 유량, 유지방, 유단백 등의 유성분과 젖소에 대한 활동량, 체세포, 번식 등 의 정보를 수집하고, 생체데이터를 플랫폼의 관리시스템으로 전송한다. 전송된 빅데이터는 건강진단, 사료급여, 번식관리, 육종개량 등 젖소 맞춤형 정밀 사양기술 기반을 구축하는 데에 활용된다.

농작물 생육 정보와 관련하여 빅데이터의 역할이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 팜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스마트팜 혁신 밸리 조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서, 추진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 팜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원격·자동으로 유지할 수 있는 농장을 뜻하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을 접목한 관리시스템을 통해 작물의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6) 스마트 팜에서는 자동화된 시설을 통해 온도, 습도, 일사량 등 생육과 생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활용하여 적절한 생육상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분석한 후, 냉·난방기 구동, 환기 조절, 인공광 조절 등의 환경제어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가진다. 스마트 팜은 스마트 농업기계들의 집대성으로, 기계화와 자동화에 의해 효율이 극대화된 농가 경영을 모토로 한다. 빅데이터의 발전과 함께 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착유기를 활용한 빅데이터 수집

농업 빅데이터의 주요 사례

사례2. 이미지 데이터와 재배지 모니터링
이미지 분석은 빅데이터 기술에서 유행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이미지 분석은 풍부한 양의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이미지 특징을 추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고도화된 패턴 인식과 분류 기법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높은 정확성으로 인해 농업 분야에서 또한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4) 송재민, 이새봄, & 박아름. (2020). 이미지 인식 기술의 산업 적용 동향 연구.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20(7), 86-96.
5) Yong, H. I., Kim, T. K., Cha, J. Y., Kang, M. C., Kim, M. R., & Choi, Y. S. (2021). Smart Robotization Strategy Technology for Food Science of Animal Resources. 축산식품과학과 산업, 10(2), 53-67.
6) Gwon, G. S. (2017). ICT 융복합 기술을 이용한 축산 스마트팜 연구 개발 및 추진 현황. Magazine of the Korean Society of Agricultural Engineers, 59(2), 38-45.
7) Drusch, M., Del Bello, U., Carlier, S., Colin, O., Fernandez, V., Gascon, F., ... & Bargellini, P. (2012). Sentinel-2: ESA's optical highresolution mission for GMES operational services. Remote sensing of Environment, 120, 25-36

이미지 분석과 관련한 농업 빅데이터 활용은 위성 데이터의 활용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위성 이미지 데이터 분석은 2015년 센티넬2(Sentinel-2) 위성이 발사되면서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센티넬2 위성은 고해상도 유럽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에서 운영하는 고해상도 위성으로, 5일에 한번 같은 지역을 탐색하며 다중 스펙트럼 이미지 데이터를 제공한다.7) 이러한 위성 이미지는 전 세계에 무료로 제공되며, 연구 기관들은 이를 통해 풍부한 자료를 구축할 수 있다.

위성자료들은 영상을 기반으로 식생지수를 산출하고 재배 지역을 관리하는 데에 활용된다. 식생지수는 엽록소가 적색 파장, 근적외선 파장, 녹색광의 파장별 반사율을 통해 식생의 상태가 양호한지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위성자료들은 공간 정보와 식생지수의 결합을 통해, 재배지역의 작물 생체량, 고사량, 생장량 등의 추정이 가능하며, 재배면적 정보를 활용하여 작물의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8) 또한, 위성자료는 작물의 생산관리에 활용될 수 있는데, 재배지역 가뭄 상태의 평가를 통해, 관개 용수를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9) 실측데이터의 결합을 통해, 재배지의 각 부분에 대한 최적의 비료 투입량을 계산할 수 있다.

이미지 자료 활용의 또 다른 대표적인 예는 드론 데이터 분야이다. 드론은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무선전파를 이용하여 원격 조종하거나 자율항법장치로 운용할 수 있는 항공기이다. 드론은 작고 이동성이 뛰어나며, 센서를 통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을 활용한 작업이 요청되고 있다. 농업에서 드론은 재배 지역에 대한 자료를 3차원 이미지로 변화하거나, 토양 및 생육상태를 판단하여 수확량을 예측하는 데 활용되고 있으며, 기술 발전에 따른 보편화로 그 활용도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10)

드론을 활용한 빅데이터

우리나라의 경우, 재배면적 및 수량의 변동 폭이 큰 채소를 중심으로 드론 관측이 이루어진다. 농촌진흥청과 농업관측센터에서는 드론을 이용하여 주산지를 중심으로, 주기적으로 재배지를 촬영하고, 농작물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수집된 빅데이터 자료는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하여 작물의 품목을 구분하고, 재배면적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작물의 생산량을 예측하는 과정에 활용된다. 또한 병해충 발생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물의 생육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주요 병해충을 예찰하는 작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사례3. 텍스트 자료와 소비 분석
이상에서 살펴본 사례들이 농업의 생산과 관련된 부분이었다면, 인터넷에서 수집할 수 있는 텍스트 자료들은 수요 분야를 예측하는 데에 적극 활용된다. 전통적으로 농가들은 출하 결정을 내리기 전에 가까운 지인들이나 유통업계 종사들에게 의견을 물어왔다.

통계 및 관측 자료가 발달하면서,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생산 동향 및 가격 전망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출하량을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빅데이터의 발달은 소비자의 성향과 수요에 대한 동향을 파악하는 데 기여하였고, 생산자들은 빅데이터의 기술을 통해 소비 변화에 따른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소비는 비슷한 특징들을 갖는 사람들의 제품에 대한 평가와 선호도에 근사화되는 경향이 있고, 사람들의 관심은 언론매체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텍스트 자료 분석을 활용하게 되면, 수요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정보들을 추출할 수 있다.

8) Yong, H. I., Kim, T. K., Cha, J. Y., Kang, M. C., Kim, M. R., & Choi, Y. S. (2021). Smart Robotization Strategy Technology for Food Science of Animal Resources. 축산식품과학과 산업, 10(2), 53-67.
9) 이희진, 남원호, 윤동현, 장민원, 홍은미, 김태곤, & 김대의. (2020). Sentinel-2 위성영상을 활용한 농업용 저수지 가용수량 추정. 한국농공학회 논문집, 62(6), 1-9.
10) Veroustraete, F. (2015). The rise of the drones in agriculture. EC agriculture, 2(2), 325-327

농업 분야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과제

농업 분야의 빅데이터 상용화 과정에서 직면하는 우선적인 문제는 개인정보 문제이다. 농업 자료의 기반이 되는 농산물 재배지는 사유재로서, 관련된 재배면적, 작황, 농가경영 등에 관한 정보는 일차적으로 공공재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실제로 많은 농가들이 작물 및 재배에 대한 정보를 밝히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으며,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농업 통계자료들이 개인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으나, 빅데이터와 같은 방대한 정보를 가진 자료들에 대해 자유로운 접근이 가능하게 되면, 항목의 조합을 통해 기존 자료와 결합하여 개인정보를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따라서, 개인정보를 처리 문제는 기존의 통계 자료와 빅데이터 모두가 가지고 있는 중심 해결 과제라 할 수 있다.

개인정보 문제는 데이터 제공 및 관리 문제로 이어진다. 센서와 통신 기능을 탑재한 농기계의 사용은 기계의 운용, 수리를 위한 하드웨어적 사후관리뿐만 아니라, 기계의 사용 과정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의 수집 및 전달, 그리고 구축된 데이터의 활용이라는 스프트웨어적 사후관리 문제가 발생한다. 농기계를 사용하는 농가는 기계의 구입하면서, 정보 수집에 대해 명시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생산된 데이터는 농기계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귀속된다. 이렇게 구축된 자료들은 데이터의 재생산 및 공유 작업 과정에서 정보의 보안과 보호라는 문제에 재직면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의 시행은 농업 빅데이터 분야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올해 시행된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은 데이터 활용을 통한 연구개발 및 사업화에 큰 힘을 실어주기 위한 취지에서 추진된 정책이지만, 동시에 산업데이터 활용・보호 원칙을 확립하기 위한 방안이라 볼 수 있다. 산업데이터 활용의 생태계 조성이 농업 분야에서 어떻게 이루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