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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경기!
승리에 앞서 무엇이 중요한가
김정윤 | 웨슬리퀘스트 상무
프로 스포츠 구단 운영 목적은 스포츠적인 가치(Sports Value, 승리, 우승 등)와 사업적 가치(Business Value, 매출 증대 등) 2가지 영역에서 모두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데이터의 활용은 두 가지 영역에서 모두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본 글에서는 비즈니스 가치(Sports Business Value) 영역에서 데이터를 사용하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Win is Not Enough! 승리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프로 스포츠 관련 컨설팅을 하면서 EPL(영국프로축구) 명문 구단인 아스날의 CEO를 만나 2시간 이상 대화를 하며 성공적인 구단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소중한 기회가 있었다. 그때 들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Win is not Enough!(승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였다.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이 되기 위해서는 승리하고 우승하는 것 이외에 팬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구단의 비전이 필요하고 팬들이 구단으로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아스날의 핵심 가치 중에는 “함께 만드는 승리”가 있다. 이 핵심가치를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하는지 페이스북 사례로 설명이 이어졌다. 아스날은 페이스북에서 3,7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실제로 런던을 방문하여 아스날 경기 티켓을 살 수 있는 팬은 5% 이하라고 한다. 그래서 아스날은 “Contact Globally, Engage Personally”라는 팬 서비스 방향을 설정하여 전세계에 있는 모든 아스날 팬이 경기장에 직접 방문하지 못해도 항상 함께하면서 승리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미팅의 마지막 단계에서 아스날 CEO는 현재 구단이 새로운 CRM도입을 전사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는데 100년 이상 된 구단 역사에서 가장 흥분되는 프로젝트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고객을 알아가고 맞춤형으로 서비스하면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미래를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페이스북 아스널 계정, Follower가 3,700만명이 넘습니다
팬을 연구해서 의미 있는 서비스를 창출해야 한다
프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고객은 매우 다양한 니즈(Needs)로 구성되어 있다. 친구와 놀러가서 응원을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목적일 수도 있고,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수단일 수도 있으며, 좋아하는 선수를 직접 보고 만나서 사진도 찍고 사인 받는 경험을 하기 위한 이유로 경기장을 방문하기도 한다. 그러면 구단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고객에게 각기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코트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를 구매해서 선수를 보다 생동감 있게 보고 싶어하는 고객에게 무료로 입장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 자리가 3층이라면 이 서비스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포츠에서 고객 데이터 분석은 먼저 방문의 목적을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많은 구단은 팬들이 경기장을 방문하는 목적을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맞춤형으로 서비스하기 보다는 승리와 우승이 가장 큰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처음에 이야기한 스포츠적 가치(Sports Value)와 비즈니스적 가치(Business Value)가 조화롭게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데 스포츠적 가치(Sports Value)쪽으로만 치우쳐진 상태의 운영이 대부분이다. 한국 프로 배구에서 가장 강한 팀이었던 삼성화재가 성적이 떨어지면서 팬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것과 한 때 아이돌 이상의 인기를 보유했던 프로 농구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 모두 성적만 중요시하고 팬들을 연구하거나 새롭고 의미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창출하지 못해 만들어진 결과다.
프로 스포츠가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미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 프로 야구의 가장 명문 구단으로 뽑히는 뉴욕 양키스의 데이터 마케팅팀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미국의 경우 팬을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시즌 티켓(1개 시즌의 모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티켓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인기 구단의 경우 80% 이상의 좌석이 모두 시즌 티켓으로 판매되고 한번 구매한 시즌 티켓은 대를 이어 물려주기도 한다. 그만큼 충성심이 높은 팬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면 어떻게 이렇게 충성심이 높은 팬을 보유하는 것일까? 뉴욕 양키스는 팬들에 대한 철저한 데이터 분석이 핵심요소라고 설명했다.
한 예로 시즌 티켓 구매 고객의 좋아하는 와인 브랜드까지 알고 있을 정도다. 그래서 시즌 티켓 구매 고객의 생일이면 경기장의 좋은 자리로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무료로 추가 티켓을 제공해주며, 초청된 팬이 좋아하는 와인을 자리에 세팅해 놓는다고 한다. 시즌 티켓 구매자가 구단으로 전화를 걸어 문의할 때 그 고객을 담당하는 전담 직원에게 연결되고 통화 연결과 함께 고객을 관리하는 화면에 핵심적인 고객정보가 동시에 제공된다. 그래서 전화에 응대하는 구단 직원은 팬에 대해 많이 알고있는 상황에서 팬을 응대하기 때문에 팬 입장에서는 구단이 자신을 알아봐 주고 잘 관리해 준다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팬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는 책 한권으로도 부족할 만큼 많이 있다. 사실 스포츠 마케팅 하면 많은 이들이 화려한 이벤트(올림픽 개회식이나 슈퍼볼 하프타임쇼 등)와 연계된 다양한 광고 정도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면 고객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과 고민이 있고 체계적으로 분석된 결과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로 이어지는 매우 정교한 프로세스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마케팅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고객을 알아가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기대 이상의 만족을 주는 긴 여정(Journey)라는 것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팬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바로 데이터 수집·축적·분석
현재 미국과 유럽 세계 최고 구단들의 데이터 마케팅 성공 사례를 한국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프로젝트 파트너는 한국프로배구연맹이고 모든 구단의 참여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프로젝트는 가장 첫 단계로 구단들을 만나 현재까지 축적된 고객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는데 사실상 고객과 관련된 정보가 전무한 상태였다. 그래서 비용만 사용하면서 효과가 없는 소모성 이벤트가 많이 있다는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관중을 증가시키기 위해 최신 핸드폰을 경기 후 추첨하는 이벤트를 했는데, 이 핸드폰을 받아간 고객은 원정팀을 응원하기 위해 방문한 분이었다. 핸드폰을 주는 이벤트는 이를 통해 우리 구단을 좋아하고 방문을 증가시키기 위한 수단인데 엉뚱한 원정팀 고객이 받아가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고객에 대한 데이터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결과의 한 사례다. 그래서 우리 팀은 팬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먼저 데이터베이스는 티켓 판매 분석, 팬 성향 분석 그리고 선수 성과 평가 분석 3가지 분야로 설계하고,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핵심 질문(Key Question)을 도출했다
데이터 축적을 위한 핵심 질문- 1.
티켓 판매 데이터베이스(Ticket Sales Database)
Ticket을 구매하는 고객은 누구이며 얼마나 자주 방문하며,어떤 자리를 선호하는가? - 2.
팬 성향 데이터베이스(Fan Behavior Database)
팬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티켓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는 무엇인가? - 3.
선수 성과 평가 데이터베이스(Player Evaluation Database)
프로 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상품인 선수를 어떻게 평가하고 영향력을 측정할 것인가?
이와 같은 구조에서 3개 시즌을 운영한 결과 Ticket Sales 데이터는 약 400,000건(전 구단 전체 티켓 구매 결과 데이터 축적, 1개의 구매 데이터는 구매자 정보, 구매 시간, 구매 좌석 등 약 20가지 항목의 구매 내역 포함) 축적, 팬 성향 데이터는 약 200,000건(팬 참여 설문조사 데이터 중심, 200,000건은 티켓 구매 고객 2명 중 1명의 매우 상세한 성향을 알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1건의 팬 설문조사 데이터는 평균 20개의 세부 항목 포함(선호 구단 및 선수, 좋아하는 음식, 경기장을 방문하는 이유, 방문하지 못하는 이유 등)) 축적 그리고 선수 성과 평가 데이터는 10개 시즌 동안 출전한 전체 선수의 경기적 성과(On-Court Performance)와 2021/22시즌 약 57,000건의 고객 참여 데이터로 분석한 선수별 마케팅 영향력 평가 데이터를 보유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데이터를 축적하여 팬을 분석하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한 결과 코로나 사태로 무관중 및 매우 제한된 좌석 판매 상황에서도 오히려 구단의 매출은 증가하였다. 실제 A구단의 경우 작년 시즌(2020/21시즌) 판매 좌석수는 재작년 시즌에 비해 약 5% 정도만 가능했는데 매출은 50%수준을 유지했고 올해(2021/22시즌)는 코로나 이전 시즌에 비해 약 30% 수준의 좌석 판매가 가능했지만 매출은 300%가 성장하는 성과를 창출했다.

3개 시즌간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한 사례 : 팬 연령대/성별/주소 분석
이제부터는 우리가 데이터로 발견한 핵심 내용을 설명하려고 한다. 단지 프로젝트 특성상 모든 부분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한계는 있다.
(1) 팬들은 경기를 보는 것이 아닌 선수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한다
입장 가능 비율이 30% 수준인 경우 티켓은 당연히 매진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유는 코로나이전 시즌에도 전구단의 최소 관중 비율이 판매 가능 전체 좌석 대비 30%를 넘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진이 되지 않는 경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였고, 티켓 판매 데이터 분석 결과 코트와 먼 자리(2층 또는 3층 맨 위에 위치한 자리)가 판매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팬들이 경기장을 직접 방문하는 이유와 선호하는 좌석에 대한 분석을 하게 되었다.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팬들은 “선수를 직접 그리고 가까이 보기 위해” 경기장에 방문하며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코트에서 가장 가까운 좌석”을 선호한다고 가장 많이 응답하였다. 또한 티켓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원하는 좌석이 없어서”가 가장 높은 비율의 응답이 나왔다. 위 데이터를 해석하면 왜 입장 비율이 30% 상황에서 매진이 되지 않는지 설명이 된다. 팬들은 선수를 가까이 보기 위해서 코트에서 가까운 좌석을 구매하는데 만약 이 좌석이 구매가 가능하지 않다면 경기장을 방문하지 않는 결정 즉 티켓을 구매하지 않는 결정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코트에서 멀어질 수록 빈자리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데이터 분석을 결과로 코로나 상황에 부합한 새로운 상품을 설계했는데, 핵심 요소가 선예매권(일반 고객들보다 먼저 예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선예매권을 구매한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좌석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서비스)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이 선예매권을 따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멤버십 상품을 만들어 포함시켰다. 구단에 소속되었다는 느낌을 주는 멤버십 상품에 선예매권을 포함한 것이다. 이 상품에는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었고, 대부분의 구단들이 5분 안에 준비했던 상품을 모두 매진 시켰으며 이 때 매출은 우리 팀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시즌별 구단 전체 매출의 50%이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2) 팬들은 구단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를 좋아하는 것
경기장 방문 목적이 선수를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인 것에서 확장하여 팬들의 행동 분석을 좀더 심도 있게 하기 위해 구단에 대한 선호도와 선수에 대한 선호도를 별도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인기가 높은 선수는 구단을 이적하는 경우 응원하는 구단도 바꾸겠다고 하는 팬의 규모가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구단에 대한 충성도가 아닌 선수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구조로 시장 현황이 분석된 것이다.
필자는 유명 연예 기획사의 신사업 전략을 컨설팅한 경험이 있다. 그 때 발견한 것이 아티스트(연예인)는 좋아하지만 소속사는 싫어하는 팬들의 행동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연예 기획사가 아티스트의 본원적 활동 이외에 신사업을 진행할 때 대부분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고객 데이터 분석으로 찾아내어 향후 전략 방향을 제시하였다. 배구 팬 데이터 분석 결과 현재 한국 프로 배구 시장에서 팬들의 행동 방식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과 동일한 패턴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10~20대 여성 팬들이 전체 시장에서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아이돌을 좋아하는, 소위 덕질 하는 문화가 프로 스포츠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파악하게 된 것이다. 특히 작년 여름 도쿄 올림픽에서 엄청난 감동을 주었던 여자배구 국가대표 선수들을 중심으로 많은 팬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팀은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구성하는 벤치마킹 대상을 미국, 유럽의 프로 스포츠 구단이 아닌 BTS와 같은 아이돌 그룹으로 변경하여 설정하였고, 현재 아이돌 그룹 상품(MD, 굿즈 등) 중 가장 활발하게 판매되는 상품이 무엇인지 분석하여 프로배구 시장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위에서 설명했던 매출의 증가가 이루어진 것이다.
(3) 암 체어 팬(Arm Chair Fan)을 관리해야 한다
우리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견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티켓을 구매하여 경기장을 찾는 팬만이 팬이 아니라 경기장에 방문하지 않지만(또는 방문할 수 없지만)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구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팬들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 스포츠 시장에서는 이 팬들을 집에서 편히 앉아 경기를 관람하는 팬이라는 의미로 “암 체어 팬(Arm Chair Fan)”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김천을 연고지로 사용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팬의 지리적 분포를 분석하면 김천이 있는 경북지역보다 많은 팬들이 서울/경기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서울/경기지역 팬들은 김천에서 열리는 도로공사 홈경기에 모두 참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평일 7시에 시작하는 홈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직장인은 휴가를 내야한다). 하지만 거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팬들은 비록 경기장에는 자주 방문할 수 없지만 매우 높은 관심을 가지고 구단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매력적인 상품이 나오는 경우 경기장 방문과 관계없이 구매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천을 연고지로 한 한국도로공사 지역적 팬 분포 분석,
구단의 연고지는 경북 김천이지만 서울, 경기 지역의 팬 분포 수준이 더 높게 나타난다
그래서 프로배구의 타이틀 스폰서인 도드람 그리고 한국도로공사와 협력을 통해 도드람의 상품과 선수 포토카드(아이돌 그룹의 핵심 상품 중 하나)가 포함된 상품을 설계했다. 이 상품은 경기장 방문과 관계없이 돼지고기와 선수카드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인데, 출시 후 역시 5분만에 모두 매진되었고, 너무 많은 구매자가 몰려들어 도드람 온라인 몰 사상 처음으로 서버가 마비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도드람에 따르면 서버가 마비되지 않았다면 1분만에 매진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 사례를 통해 스포츠 스폰서가 단순히 브랜드만 알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성공적인 의미를 알 수 있지만, 이 글의 주제인 팬 중심 운영으로 돌아오면, 팬들이 가지고 싶은 상품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설계하고 제공했을 때 매우 폭발적인 반응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경기장에 직접 방문하는 것과 상관없이 말이다.

프로배구 타이틀 스폰서인 도드람과 한국도로공사 배구단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상품 인스타그램 홍보 사진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데이터 분석이 성공하기 위한 6가지 방법
팬 데이터 분석은 스포츠 마케팅에서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꼭 스포츠 마케팅뿐만 아니라 모든 마케팅 영역에서 동일한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마케팅은 한 때의 유행이나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라 조직 운영의 핵심 DNA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데이터를 잘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평균에서는 안 보이는 고객이 있다. 하지만 시장을 매우 세분화하면 이 작은 그룹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분화로 밝혀진 작은 그룹은 개별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좀 특별한 요구사항들이 이 그룹 내에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맞춤형 서비스는 비용이 좀 더 발생한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고객 생애 가치(Life Time Value)를 계산하여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많은 비용만 보이지 고객이 시간을 두고 만들어내는 좀 긴 시간에서의 가치는 잘 보이기 않기 때문에 비용 사용을 주저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고객은 인정받기 원하고 자신을 알아주기를 원한다. 그래서 고객에게 시간도 돈도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 “의미있는 일에는 돈을 낙엽처럼 태울 줄 아는 용기”가 있는 리더가 마케팅 프로젝트를 리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사치에 머물게 된다. 다시 말하면 고객은 자신을 알아주는 곳으로 이동한다. 고객을 알아준다는 것은 꼭 이름을 외우고 인사하고 납작 엎드려 ‘주인님 말씀하세요.’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것 이상, 생각하는 것 이상의 상품, 서비스, 솔루션 등을 제공받았을 때 인정받았다고 느끼게 된다. 고객은 이런 인정을 받는 곳을 찾아 이동한다. 이것을 “발로 하는 투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고객에게 투자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고객은 우리에게 더 가치 있는 데이터를 기꺼이 제공해 준다.
둘째, 데이터는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지 고객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따뜻한 마음으로 고객과 함께하는 것은 좋은 인격을 품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좋은 인격을 품은 사람도 비용이 들어가야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 근데 “인건비”라는 이름으로 이것을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데이터 분석에서 아무리 인사이트 있는 결론을 도출해도 경쟁력은 잘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작 실행해야 할 사람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과 좋은 관계가 형성되어야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다.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으면 아무리 좋은 제안도 스팸메일일 뿐이다. 관계가 잘 형성된 고객은 더 품질 높은 데이터를 제공할 뿐 아니라 가장 뛰어난 마케터로 변신한다. “추천”이라는 방법을 사용해서 말이다.
셋째, 데이터는 결정하라고 있는 것이지 분석된 그래프를 만들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위험한 결정을 도와주기 위해 데이터를 쓰는 것이다. 그런데 위험한 일에는 결정을 하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내고만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결정을 하지 않기 보다는 그냥 예전의 가장 안전한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는 결정을 하는 경우로 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 과거의 안전한 방법이 사실은 침묵의 암살자(Silent Killer)로 서서히 시장에서 자신이 속한 조직을 질식시키고 있는지는 모르는 채로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결정을 안 하면 속도가 느려진다. 경쟁자들이 변하면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갈 때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고객들이 떠나가는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다. 빠르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곳에서 고객은 인정받았다고 느끼게 된다.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문제해결 능력 방법 제시가 느린 것이고 이는 “내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력이 없다.”는 고객의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고객은 떠나 간다. 반면 자신의 문제를 풀어주는 경험을 한 고객은 한 단계 높은 미션을 제시하며 또 다른 데이터를 축적할 방향을 제시해 준다. 위험한 결정을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을 최소화하며 고객에게 혁신적이며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넷째, 분석은 유연해야 한다. 그래서 데이터를 정형화된 시스템 속에 집어넣고 자동화 시키려 하면 돈과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보고서 형식을 너무 이쁘게 만드는 것과 자동화라는 환상에 사로 잡혀서 IT시스템 중심으로 움직이면 안 된다. 시장이 변하면서 질문도 변하고 그러면 답을 만들기 위한 방법도 변해야 하며 보고를 하는 방식도 변하게 되는데 고정된 방식의 자동화는 이 결과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시장의 변화와 관련해서 질문하는 것이 실력이지 이미 질문 된 것에 정답을 만드는 것이 실력은 아니라고 본다. 정형화된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 AI가 하면 한다.
아직도 CRM을 IT로만 접근하는 오류에 빠진 실무진과 이 말을 믿는 사람들이 리더 자리에 있는 것을 종종 보는데 시간이 지나면 이 잘못된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할 것이다. 눈에 보이는 번쩍이는 대시보드에 현혹돼서 시스템을 유연성 없이 만들면 1년 지나면 버리고 싶은 욕망이 생기고 3년안에 대부분 버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좋은 질문이 좋은 데이터를 모은다.
다섯째, 실패해야 전진이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지름길로 갈 수는 없다. 공식이 없기 때문에 실험해야 하고 실패해야 하는 것이다. 가다 돌아오고 이 산이 아니라고 말해야 하고 그 과정에 오해 받고 욕먹고 하는 것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의 숙명이다. 좀 미친 것 같아 보이는 아이디어에 “한 번 해봐”라고 용기를 주는 리더가 필요하다. 그리고 실패하면 “다음에 더 미친 짓 해봐”해야 한다. 그래야 변할 수 있다. 이런 미친 도전이 새로운 데이터를 모으는 원동력이 된다. 남들이 성공한 안전한 길로 가면서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중복 투자일 뿐이다. 새로운 데이터가 새로운 경쟁력을 보유하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분석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직접해야 한다.
요약된 결과만 보면 자신의 경험 범위에서 결론을 도출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들어가 있는 셀 하나 하나 값을 수정해 가면서, 필드 값 하나 하나 수정해 가면서 숨어 있는 데이터를 느끼고 경험해야 새로운 질문과 도전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데이터 다루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본다. 짜증나도록 반복적인 데이터 수정 작업까지도 직접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분석을 위한 질문과 새로운 데이터 수집의 니즈(Needs)가 생기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험 범위에 있는 질문으로는 새로움을 만들 수 없다. 직접 현장에서 부딪치고 문제를 눈으로 봐야 새로운 질문이 생기고 그 새로운 질문이 새로운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만약 이 과정을 게을리하게 될 때 정보는 많지만 인사이트는 부족한(Too much information, Too little insight) 상황이 발생되고 데이터 기반의 변화와 발전 프로젝트가 비용대비 효과가 없는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